정부는 부동산 안정세로 돌아섰다는데…매수심리는 여전히 우상향 잠재

(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금리 정상화와 강력한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최근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이면서 정부가 시장이 안정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일시적인 억눌림에 따른 현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달 말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되면 전월세 가격이 오르면서 재차 집값이 상승폭을 확대하고, 여야 대통령 후보의 부동산 관련 공약 등에 따라 재차 출렁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5일 확대간부회의에서 "부동산 매수심리 안정을 계기로 부동산 시장의 안정ㆍ하락세 착근에 천착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최근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 둔화 상황을 지속할 수 있도록 정책적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국책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의 부동산시장연구센터가 발표한 10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결과를 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 매매시장 심리지수는 128.7로 올해 들어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KB국민은행이 집계한 서울의 부동산 매매전망지수도 지난달 기준 113.0을 기록해 5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다만 이 지표들은 여전히 기준점을 웃돌고 있어 가격 상승세가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전국 주택 매매가격지수는 8.9% 올라 지난해 같은 기간(3.9%)은 물론이고 전체(5.4%) 상승률도 웃돌았다.

경기도 의왕시 소재 한 공인중개사는 "교통 호재와 의왕역 주변 신도시급 택지가 개발된다는 소식에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재개발이 추진 중인 단지들도 가격이 올라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 빈도는 낮아져 지난주 서울의 매매거래지수가 3.1에 불과했지만 거래를 안 한다기보다 못하는 분위기라는 지적이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그간 6억원 이하 집값이 많이 오른 데다 대출 규제가 시행되면서 실수요자들이 주춤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추지 않으면서 가격이 낮아지지 않은 채 거래가 부진하다는 것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부동산연구팀장도 "신축 공급은 차치하고 구축 매물이 확연히 줄어든 것이 최근 시장의 특징"이라며 "집값 상승이 예상되는 데다 세금 부담이 족쇄가 돼 매물 잠김이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당은 1세대 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시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리는 양도소득세 완화안(소득세법 개정안) 논의를 본격화해 이달 말까지 기재위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완화 수준이 충분치 않을 경우 이달 말 부과되는 종합부동산세와 함께 세금 부담으로 더해져 전셋값이 오르거나 월세 전환돼 다시 매매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집값이 전국적으로 2%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